더럽게 사랑하자 - 마광수 에세이
누군가와 사랑을 할 때, 나르시시즘을 스스로의 즐거움으로 간직하고 있는 여자(또는 남자)는 그 사람과 헤어져도 그리 큰 상처를 받지 않는다. 서로 원수가 되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도 친구로서의 우정을 계속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은 지극히 변덕스러운 측면을 지니고 있다. 만난 때에는 서로 좋아서 날뛰지만 헤어질 때에는 금세 사랑이 증오로 변하여 원수가 된다. 그러므로 사랑의 기술은 '헤어짐의 기술'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부부유별을 남여간의 지표로 삼았는데, 여기서 말하는 別이란, 남여 각자가 따로 따로 홀로 선다는 뜻이다.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지키며 상대방에게 간섭도 부담도 주지 앟고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각자의 마음 속에 나르시시즘적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희생적인 내조'나 복종을 요구한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가 만약 그 여자에게 싫증이 나서 그 여자를 버리게 되는 경우에 저주와 욕설을 들을 것이 뻔하다.
사랑은 결코 소유나 복종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되는 문제다. (p264)
사랑은 각자의 나르시시즘을 바탕으로 거기에 부수되어 이루어지는 일종의 즐거운 놀이(game)일 뿐이다.
◆ 카타르시스와 한국문학
카타르시스란 기본적으로 배설이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억압.축적된 여러가지 욕구 또는 감정을 말끔히 배설시켜 정신을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의미로 카타르시스를 이해하는 것이 옳다.
즉, 예술을 통해 감정의 대리배설을 이루어 욕구를 대리충족시키는 것이 카타르시스이다.
◆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 아가서 : 4장 9절 - 15절
헝가리의 정신분석학자 페렌찌(S, Ferenczi)는 남성의 성행위를 '출생과정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는 성교시에 남성은 성기를 자신과 동일시하고, 따라서 남성의 성행위는 그가 자궁으로 돌아가고 싶어 몸부리치는 행위 그 자체라고 설명하였다.
나의 누이여, 니의 신부여
나는 늣을 잃었다.
그대 눈짓 한번에 / 그대 목걸이 하나에,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그대 사랑 아름다워라
그대사랑 포도주보다 달아라.
그대가 풍기는 향내보다
더 향기로운 향수가 어디있으랴!
나의 신부여!
그대 입술에선 꿀이 흐르고
혓바닥 밑에는
꿀과 젖이 괴었구나.
옷에서 풍기는 향내는
정녕 레바논의 향기로다.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는
울타리 두른 동산이요
봉해 둔 샘이로다.
이 낙원에서는
석류같은 맛있는 열매가 나고,
니르드, 샤프란, 창포, 계수나무 같은
온갖 향나무도 나고,
몰약과 침향 같은
온갖 그윽한 향료가 나는구나.
그대는 동산의 샘,
생수가 솟는 우물,
레바논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어라.
◆ 야한 여자
원래 나는 야한 여자를 野한 여자를 어원으로 보아 겉과 속이 서로 다르지 않은 여자, 비교적 본능을 솔직히 은폐하지 않는 솔직한 여자, 성격이 화통하고 너거러운 여자 등의 의미로 쓴다. 동물적 본능에 정직하다.
겉만 야한 여자는 두종류가 있다.
첫 째는 상품가치로서의 자기자신을 남에게 알리고 보여주고 싶어 가능한 한 섹시하게 치장하는 여자다.
이경우 대개 그런 여자의 머릿속엔 신데렐라 콤풀렉스가 잠재되어 있다.
두번 째로는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야해지는 여자다. 이런 부류의 여자들은 머리가 좋다. 여기서 머리가 좋다는 것은 진정한 교양이나 인간 및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심과 무관한, 오로지 IQ만 높은 것을 가리킨다.(P72)
야한 아내란 실재로눈 존재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왜냐하면 일단 우리가 결혼제도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는 '홀로서기'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야한 독신녀'가 되기는 쉽지만 '야한 아내'가 되기는 정말 어렵다. 진짜 야한 아내가 되고 싶거든 우선 양손에 떡을 쥐고 싶어하는 그 고약한 '양다리걸치기'의 심보부터 버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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